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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村, 새 삶을 열다] “후대에 전통장 담그는 방식 전하는 게 목표”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9-06-19 13:40:30
조회수
5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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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심씨가 전통방식으로 담근 장을 보여주고 있다.

[촌村, 새 삶을 열다] 자연에서 병 치료 후 전통장 명인 된 김효심씨<전북 고창>

10년간 인천서 인쇄소 운영하다 원인 모를 병에 ‘시골살이’ 택해

2년간 전국 누빈 끝에 고창 정착

귀농 2년차에 건강 완전히 회복

친동생과 함께 작물 키워 팔다 2010년에 장 판매사업 도전장

지역 재배 콩으로 좋은 상품 생산 교육·체험프로그램·민박도 시작

지난해 ‘고창군 농식품 명인’ 선정
 


원인조차 알아낼 수 없던 병을 농촌에 정착하면서 치료한 사람이 있다. 전북 고창에서 전통방식으로 장을 담그는 김효심씨64다. 건강을 되찾고자 귀농한 그는 그 목적을 달성했을 뿐만 아니라 지역에서 인정받는 전통장 명인이 됐다.

김효심씨 부부의 기와집.


광활히 펼쳐진 논을 지나 도착한 해리면에서 만난 그는 호탕한 목소리로 집부터 소개했다. 웅장한 청룡산을 뒤뜰 삼은 아름다운 기와집이다. 거기서 스무걸음쯤 걸어나오자 된장·고추장·간장이 익어가는 항아리 100여개가 햇살을 받고 있었다. 옆 텃밭에선 각종 채소가 자라고 있었다. 130년 된 집을 고쳐 만든 숙성실도 있는데 그곳 문을 열 땐 그의 눈이 반짝 빛났다. 원인 모를 병으로 고통받던 사람이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로 건강한 모습이었다.

인천 한 대학가에서 10년 넘게 인쇄소를 운영하던 그는 2003년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병원을 찾았지만 그 원인을 알 수 없었고 해를 거듭할수록 더 자주 쓰러졌다. 큰 병원에서 여러 정밀검사를 받아봤지만 소용없었다. 언제 어디서 의식을 잃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스트레스는 점점 더 쌓여만 갔다.

그런데 원인을 알 수 없는 이 병의 치료법은 병원이 아니라 자연에 있었다. 낚시가 취미인 남편을 따라 주말에 종종 농촌 저수지로 소풍을 갔는데 그곳에서 힌트를 얻은 것이다.

“남편이 강태공이 되는 동안 저는 맨발로 흙을 밟았어요. 좋은 공기 마시면서요. 그렇게 주말을 보내고 왔더니 몸이 가뿐하더라고요. 그때 ‘농촌에서 살아보면 어떨까?’ 생각했죠.”

온 가족이 인천에 살아 농촌엔 연고가 없는 그에게 귀농은 ‘맨땅에 헤딩’이었다. 하지만 자연 속에서 살면 건강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란 믿음 하나로 마음에 드는 마을을 찾기 위해 2년 동안 전국을 누볐다. 그러던 어느 날 고창군 해리면의 청룡산 절경이 눈에 들어왔다. 그날 바로 마을이장을 찾아가 “여기서 살아도 되느냐”고 물었다. 2006년 그의 나이 쉰으로 접어들었을 때 인천의 인쇄소와 집을 모두 정리하고 이곳에 그림 같은 기와집을 지었다.

“내 목숨이 위태롭다고 생각하니 과감해지더라고요. 다행히 남편도 제 결정을 지지했고 ‘혼자는 못산다’면서 함께 와줬어요.”

농촌에서 점점 활력을 되찾은 그는 귀농 2년차인 2007년부터 지금까지 단 한번도 쓰러지지 않았다. 얼굴은 생기를 띠기 시작했고 말랐던 몸도 건장해졌다. 병을 치유하려고 그가 한 일이라곤 인근 저수지 근처에 난 온갖 산나물을 먹고 맑은 공기를 마시며 쉰 것뿐이다.

건강해진 2009년부턴 귀농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각종 작물 재배법을 배웠다. 그를 따라 귀농한 동생 민선씨56도 동참했다. 그는 “우리는 초등학교 때로 돌아간 것처럼 호기심에 가득 찼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텃밭용으로 1322㎡약 400평 규모의 땅도 샀다. 배운 것을 복습하려 키워본 고추가 불티나게 팔렸다. 그러던 중 풋고추를 된장에 찍어 먹다가 문득 ‘장을 담가 팔아볼까’ 생각했다. 도시에서 살 때도 장은 직접 만들어 먹던 그였기에 가능했던 생각이다.

효심당 장독대에서 익고 있는 간장.


2010년부터 효심씨 자매는 ‘효심당’이란 이름으로 장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이젠 마을의 사업이 됐다. 자매는 장류를 담그는 데 가장 필요한 <대원콩> 종자를 마을주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주고 그들이 수확한 콩을 시세보다 좀더 비싸게 사들인다. 주민들이 함께 열심히 거둔 질 좋은 콩으로 더 좋은 장을 담글 수 있으니 자매에겐 오히려 이득인 셈이다.

간장·고추장·된장을 품은 효심당 장독대들. 저 멀리 청룡산이 보인다.


정성으로 장을 담그고 연구하는 그는 지난해 ‘고창군 농식품 명인’으로 지정됐다. 그는 현재 효심당 자체 교육장과 MBC 귀농 아카데미에서 예비 귀농인을 위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효심당 방문객들을 위한 장 만들기 프로그램과 민박도 운영한다.

병을 치료하러 농촌에 왔다가 어엿한 농부로 거듭난 그에게 이젠 새로운 삶의 목표가 생겼다. 전통장 담그는 방식을 후대에 전하는 것. 오늘도 그의 장독대에선 맛있는 장이 익고 있다.  


출처 : https://www.nongmin.com/plan/PLN/SRS/312571/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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